굿바이강박연구소 좋아지지않는 이유
기존 치료의 한계

약물치료

약물치료는 근본치료가 아닙니다.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이 닥치면 술을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왜냐면 자신이 감당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술이기 때문입니다. 역지사지의 지혜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 원하진 않았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인정하고 애써 받아들이려는 노력은 이 사람에게 너무 힘든 과정이 됩니다. 스트레스는 극심한데 마땅한 해결책이 없을 때 그 상황에 오래 노출되는 것은 이로울 게 없습니다.

이때 이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선택은 무엇일까요? 가장 빨리,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위기의 순간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이런 순간에도 알코올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요? 20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즉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묘약을 외면할 수 있을까요?

이 사람에게 술은 필요합니다. 아니 반드시 술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술을 끊을 수 있을까요? 적당한 시기가 되면 서서히 줄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쉽지 않습니다.

약은 잠시 증상을 눌러 놓을 뿐입니다. 그러다 약을 끊으면 강박증은 다시 고개를 듭니다. 약물사용을 중단한 지 4~8주 정도가 지나면 강박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데, 좋아졌다고 생각했던 만큼 바닥으로 추락할 때 느끼는 충격은 더 커집니다. 대부분은 더 악화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됩니다.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일시적인 완화요법이 강박증 치료의 대세가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강박증 환자들은 왜 약물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이 방송 매체를 통해 강박증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도파민과 세르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호르몬)의 문제를 언급합니다. 이런 정보들에 자주 노출되는 일반인들은 아무 의심 없이 이 전제를 진실로 받아들입니다. 그 결과로 당연히 마음의 병은 뇌의 문제라는 믿음이 굳어지고 계속해서 똑같은 정보들만 접하게 됩니다.

어쨌든 어떠한 작용에 의한 것이든 약은 효과를 보입니다. 그런데 약이 가지는 일시적 호전감은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강박증의 치유가 아니라 오히려 치유의 기회를 막는 장애물로써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강박증이 심해지면 습관적으로 약부터 생각날 게 분명합니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마음속에서 풀어내는 것은 번거로울 게 뻔합니다. 결국은 약을 쉽게 끊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강박증이라는 중독에서 약물의 중독까지 겹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강박증의 근본적인 치료를 막는 장애가 되는 이유입니다.

자신에게 어떤 애착 좌절의 상처가 있는지 찾아보아야 합니다. 엉뚱한 곳에 애착하게 만든 중독의 프로세스를 이해해 나가야 합니다. 직면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 상황에 대한 어떤 알레르기가 있는지도 탐색해 보아야 합니다. 억압된 감정, 해소되지 않았던 욕구불만이 얼마나 쌓여있는지를 발견해 나가야 합니다.

강박증 있는 당신이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게 더 쉬울까요? 어려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약을 먹는 게 더 쉽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굳이 마음속으로 들어가 문제의 본질을 찾는 노력을 하겠다고 나서겠습니까?

그러므로 약을 먹고 호전된다고 느끼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경계해야 하는 유혹의 시그널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약은 강박증인 당신을 약(弱)하게 만듭니다.
약의 효능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은 강박증인 당신을 계속 약(藥)하게 만듭니다.

강박증이라는 엄청난 중독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당신에게 약물의 유혹은 당신을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당신의 弱함이 당신을 藥하게 함을 당신은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인지행동치료

인지행동치료는 핵심치료가 아닙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 완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오로지 행동의 실행 유무입니다. 그 사람이 어떤 이유로 강박증이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대신에 불안을 느낄 필요가 없음을, 행동을 하든 하지 않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시키려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행동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 완치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강박증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변화를 원한다면 자신의 문제와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다면, 그 자체가 문제의 해결을 막는 커다란 장애가 됩니다. 최선을 다하는데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 그건 문제를 잘못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지금 문제를 잘못 파악해 엉뚱한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주전자 물이 끓고 있습니다. 가스 불은 뜨겁습니다. 주전자 뚜껑이 덜거덕거립니다. 물이 넘칩니다. 뚜껑을 열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내 손과 내 의지를 묶어 버립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습니다. 뚜껑을 열지 못하게 합니다. 뚜껑을 있는 힘껏 누르고 있습니다.

끝내 덜거덕거리는 소리는 사라졌습니다.
물도 넘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과연 문제는 사라진 건가요?

인지행동치료는 끓고 있는 주전자 뚜껑을 억지로 막는 것과 같습니다. 손을 씻는 행동은 상징적인 의미만 있을 뿐입니다. 그것은 죄책감일 수도 있고 수치심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를 향한 분노의 무의식적 표현일 수도 있고 완벽을 향한 집착일 수도 있습니다. 강박행동은 신호입니다. 불안한 내면의 신호, 무언가 내면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단순히 그 신호를 인지적, 행동적 관점에서 억제하려는 인지행동치료는 핵심적인 치료가 될 수 없습니다.

​ 신호가 없어진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끓고 있는 주전자를 식히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너무나 간단한 방법, 가스 불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강박행동을 하게 만드는 배후조정자! 그 부정적인 정서를 찾아 차단해야만 합니다.

기타치료

어떻게 한방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단 한 번의 시술이 몇 백만 원을 넘어, 천만 원을 호가하는 강박증 치료가 있다고 합니다.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 이유가 무얼까요? 어떻게 해서 상담비용은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단 1회에 몇 백만 원, 그리고 천만 원을 호가하는 치료에는 과감하게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게 되는 걸까요?

강박증은 엉킨 실타래입니다. 현재의 엉킴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불만이 많은 상황 속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엉킴을 풀어내고 싶은 것입니다. 그런데 풀어내고 싶은 마음만 컸지 스스로가 그 과정을 주도하려는 사람은 드뭅니다. 강박증의 늪에 빠진 자신을 누군가가 나타나 극적으로 구해주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니 어떻게 좀 “짠!”하고 바꾸어 주실 분 어디 안 계실까요? 나는 가만히 있을 테니 어떻게 절묘한 테크닉으로 변화시켜 주는 곳 어디 없을까요? 하는 잘못된 기대가 정상적이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불씨가 됩니다.

結者解之(결자해지)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강박증은 당신 인생의 엉킨 실타래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 엉킴은 당신이 행한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푸는 주체는 누구여야 할까요?

어떻게 약으로, 어떻게 뇌 수술로, 어떻게 한두 번의 최면 치료만으로. 그 복잡한 엉킴이 스르르 풀어질 수 있을까요?

조급함을 경계해야 합니다. 시간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줄이는 일은 오로지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나서야 할 일입니다.

​지금 변화하고 싶다면, 강박증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엉킨 그 실타래를 풀어내고 싶다면,

​진지하게 다시 한번 이 말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結者解之(결자해지). 매듭을 묶은 자가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